20년 넘게 사용된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통과된지 세 달이 지났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들은 ‘공인’이란 꼬리표를 떼고 모두 사설 민간 인증서로 ‘전자서명’ 시장서 경쟁 중이다.
하지만 기존의 공인인증서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닌만큼 PC 웹 환경에서는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인인증서 외에 이미 여러 인증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중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은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이동통신 3사의 본인인증 서비스 ‘패스(PASS)’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패스가 모바일 환경에서 기존 공인인증서가 수행하던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2019년 4월 발급을 시작한 패스 인증서는 현재 사용자 수가 전 국민 숫자의 절반 이상인 3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이통사들이 따로 경쟁을 선택하기 보다는 서로 힘을 모았기 때문이다. 통신 3사는 과거 ‘T인증’, ‘KT인증’, ‘U+인증’이라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인증 서비스를 했었다.
패스는 온라인 쇼핑몰과 공공기관의 각종 본인확인∙온라인 서류발급 신청∙금융거래∙계약서 전자서명 등에 이용할 수 있다. 금융, 보험 등으로도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8월 동양생명이 보험업계 처음으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패스 인증서를 도입한 바 있다.
패스는 지속적인 서비스 업그레이드로 편의성을 높이며 다음달 1금융권으로도 진출한다. 과거 패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기존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인증번호 등을 매번 입력해야 했지만, 지난 3월부터는 휴대전화 번호만으로도 로그인할 수 있도록 했다.
통신 3사는 오는 9월 중으로 NH농협 올원뱅크 앱과 패스를 연동해 패스 인증서와 ‘패스 간편로그인’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패스는 또 온라인 인증을 넘어 실제 오프라인 환경에서의 신분증 역할까지 넘보고 있다.
통신 3사가 경찰청,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출시한 패스 기반 모바일운전면허 확인서비스의 가입자 수가 이달 들어 100만명을 돌파했다.
패스 모바일운전면허는 패스 인증 앱에 본인명의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온·오프라인에서 자신의 운전 자격과 신분증명에 사용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9월 과기정통부 ‘ICT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상용화됐다.
지난 7월부터는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운전면허증 갱신이나 재발급, 영문 운전면허증 발급 업무에도 활용되고 있다. 경찰청은 패스 모바일운전면허를 교통경찰 검문 등 일선 경찰행정에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통신 3사 중 KT가 가장 먼저 지난 20일부터 패스 모바일운전면허 신분증을 통해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통신 서비스 가입 시 필요했던 신분증 스캔 절차도 고객이 패스 앱에서 직접 신분증 이미지를 전송하도록 대체해 신분증 도용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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